레저큐 퇴사 회고 :D
안녕하세요 gemini 입니다.
저는 15.10.12 ~ 17.07.31 기간 동안 여행/레저 스타트업인 ‘레저큐’ 에서 ‘가자고’ 를 런칭 하고 운영하며 약 1년 10개월 동안 Back-end 파트로 근무하였습니다.
이 글은 레저큐와 함께했던 기간을 회고해보려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레저큐와의 인연
산업기능요원이 14년도 11월에 끝나고 1년 정도를 사서 고생한 후 15년도 10월에 평소 저를 아껴주시는 형님들이 소개를 해주셔서 레저큐에 조인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레저큐 입사 전에 잠시 머물던 팀과 레저큐 둘 다 ‘2015 내 나라 박람회’에서 부스 운영 팀이어서 같은 공간에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그냥 부스만 대충 보고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설마 입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죠.
# 첫 B2C 서비스
레저큐에 조인할 때 가장 기대 됬던 것은 처음으로 B2C 서비스를 해볼 수 있단 것에 설렜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병특을 SI 쪽에서 시작하고 끝내다 보니 B2C 서비스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조인 당시 ‘가자고’는 런칭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런칭 전까지는 사실 여느 SI와 같다는 느낌도 조금 받았습니다.
아직도 오픈 하던 날에 최종 배포 후 결제 테스트 마치고 모두 같이 ‘일단 집에 가자’ 했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리고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아 이게 서비스와 솔루션의 차이점이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환경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고객의 액션, 다양한 이슈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또한 고객뿐만이 아니라 내부 운영 팀을 제2의 고객처럼 생각해야 하는 백오피스까지 고려해야 하니 쉽진 않구나 했습니다.
그렇지만 서비스를 운영하는 그 사이 속에서도 기능을 계속 추가해보며 추가하고 고객 반응을 보고 이런 재미는 솔루션 쪽에서 겪어보지 못한 재미였습니다.
이때는 매일 아침 저녁 마다 거래액 체크를 습관적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언제 구매가 가장 많은지 체크해보고 그냥 모든 것들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마치 식물 키우기처럼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우고, 잎은 잘 자라는지, 썩지는 않는지 관찰하며 성장시키는 느낌이었습니다.
# 무슨 일을 했는가?
조인 시에는 닥치는 대로 필요한 모든 부분에서 API를 뽑아냈습니다. 필요하면 UI 쪽도 직접 작업도 했었던 것 같네요.
사실 이때 정확히 어떤 기능들을 개발한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그냥 모든 팀원이 깃헙 이슈에 있는 개발 건/수정 건을 나눠서 전방위로 개발 했던거 같네요;;
런칭 직전쯤에는 외부 제휴사 상품 연동, 숙박 연동을 단독 개발하고 결제 후 처리, 환불, 취소 쪽을 개발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런칭 이후에는 외부 제휴사 수를 빠르게 확장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였고, 주문 프로세스, 상품 유형 추가, 결제 프로세스, 취소, 환불, 쿠폰 안정화 및 고도화를 담당했습니다.
가장 마지막 업무로는 레저큐의 상품을 역으로 API로 제공하는 API Service도 개발하였습니다.
인수인계를 할 때 보니 어떻게 보면 한 게 많지는 않고 깊게 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깊게한 것들이 커머스에서 비중 있는 부분이라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게 스스로 만족스러웠습니다.
# 무엇을 얻었나?
사실 레저큐에서 가장 얻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인연+경험입니다.
책임감 있고 고된 일도 서로 응원하며 해내며, 서로 지식 공유도 계속적으로 하고 열정적인 사람들과 일하며 그 자체로 즐거웠습니다.
물론 시간이 조금 지나 어떤 분은 뜻이 있는 곳으로 이직하였고, 어떤 분은 기존에 준비했던 유학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축하해주며 웃으며 그분들을 보냈고, 저 또한 축하와 응원을 받았습니다.
힘께한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일하는 맛이 났었습니다, 그 시간들은 잊지 못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서 인생 선배로서도 존경스러운 CTO님을 만나게 되었고,
원래는 저 혼자 7년 정도 삽질해야 얻는 경험치를 본인 몸을 아끼지 않으시며 짜증 한번 안 내시고 약 1년 동안 전수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저도 성장하려고 발악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즐거웠습니다. 아직도 페어로 리펙토링 하다가 막차탄 기억이 눈에 선하네요 :D
자주 놀러 갈 거지만, 이 글을 빌려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기술적인 것으로는 인프라에 대한 경험, 확장에 유연한 아키텍처의 중요성 등등이 있지만 가장 값진 것으로는 TDD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1년간 꾸준히 훈련을 하여 정말로 많은 것을 깨닫고 느꼈고, 빠른 피드백을 이용하여 업무 생산성 및 수많은 부분의 능력이 자연스레 향상되었습니다.
저에겐 현실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어서 앞으로도 꾸준히 훈련하며 단단하게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 여행/레저 커머스 시장…
지금 정리를 하며 보니 상품/숙박 연동한 제휴사가 약 20곳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휴사와 연동을 하다 보니, 현재 여행/레저 분야들이 시스템 적으로 굉장히 열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세계 1위의 숙박 업체도 막상 API 연동을 해보니 품질이 좋지 못하였고, 국내의 큰 상품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도 API 품질면에서는 개선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좋지 못하였습니다.
아무래도 과거부터 이어진 시장 흐름 자체가 기술 중심이기보다는 상품 질과 수(영업 주도적)로 결정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레저큐는 이것을 기술 주도적으로 바꿔나가려 하는 시도를 계속하였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을 기반으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신뢰할 수 있는 레저/상품/숙박 커머스 API 플랫폼을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현업에서 빠져나오게 되면서 과연 이 프로젝트를 올바르게 할 수 있을까란 고민으로 현재 보류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떠나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입니다, 레저큐에 오기 전부터 제가 관심있는 분야이면서 경험하고 싶었던 서비스가 있었고 이제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이 생기게 되어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레저큐 또한 배울게 많고, 성장하고 있는 곳이면서, 개발자를 배려해주고 신뢰해주며 운영팀까지도 일에 열정이 있으며, 일을 멋지게 해내고 있는 곳이기에 이직이라는 결정이 어려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저는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위해 가자고를 떠났으나, 가자고라는 서비스와 레저큐라는 회사는 정말로 열정이 넘쳐나는 스타트업입니다.
대표님 또한 개발팀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아낌없이 해주시고, 훌륭하신 CTO님과 열정적인 시니어가 있는 곳입니다.
매주 금요일에는 ‘테크 세미나’를 열어서 각자 관심 있는 기술 분야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 같이 고민해보며,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스터디를 업무시간 내에 허용합니다.
만약 이 글을 이직을 고민하시다가 레저큐를 검색하고 오셨다면, 저는 레저큐로 이직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회고라고 적어놓고 뜬금없는 얘기만 하다가 회사 추천까지 했네요, 휴가도 다녀왔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서 이런 글을 적어봤습니다.
첫 런칭, 운영하며 느꼈던 재미 모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